𝑇𝑎𝑔𝑟𝑎𝑚

죄수번호 1번, 요코미야 리즈키. 당신은 결국 용서받지 못했습니다.원래대로라면 당신은 이곳에서 처형을 당했겠죠.하지만 당신은, 이미 세상에 작별을 고했습니다.당신은 영원히 이곳에 잠들었습니다.그래도 이 감옥은 당신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리즈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리즈키아하하~. 죽었는데도 말할 수 있다니, 신기하면서 후련하네~. 모두한테 하는 말은 아니지만, 시로 쨩이랑 코토네 쨩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내게 진짜로 필요한 게 있었다는 사실을, 좀 더 빨리 눈치챘으면 좋았을 걸~. 아쉬워라♡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당신은 이제 다시 잠에 들면 됩니다.그대로 눈을 감으세요.···청명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당신의 모든 것이 영원히 잠기는 순간입니다.···요코미야..

─ 그것조차 진심이 될 수 있을까. 삼면경의 접힌 부분처럼.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어. 내가 용서받지 못했다는 이야기 말이야.거짓말이 아니라고 실감한 건 간수의 말 때문이 아니었어. 무슨 권한으로 나를 죽이냐고, 되묻는 내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기 때문이었어. 진솔함을 이기는 겉치레는 없었던 거야. 정말 싫다.저기 있잖아, 내가 아주 예전부터 생각하던 걸··· 말해볼까?사실은, 겉치레라도 자랑하고 싶었어.부모님은 상냥했어.그들의 상냥함은 초면에게 받은 친절을 닮아 있었지만.그렇다고 부모님이 상냥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었어.가정 형편은 넉넉했어.내가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그렇다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되는 건 아니었어.외동으로 태어났어.싸우면서 클 형제자매가 없었..

리즈키흐음~. 마지막 심문이라 이거야, 좋아~. (설렁설렁 심문실로 들어오며.)에스자리에 앉아라. 리즈키(자리에 앉는다.) 그래서~? 마지막의 마지막에 물어보고 싶은 게 뭘까나~. 뭐든 대답해줄게! 그치만 그 전에··· 나 먼저 질문♡ 간수님, 맨 처음에 나 용서한다고 했잖아? 근데 왜 이번엔 용서하지 않겠다고 한 거야~?에스···허. 여전히 피곤해 리즈키, 넌. ···그저 심경의 변화, 그 뿐 아니겠나? 너와 심문을 진행하며 알게 된 사실도 늘었고 말이지. 그럼 나도 질문하지. 여전히 나에게 말하지 않은 거, 남아 있나?리즈키아하하~. 웃기네, 그거. 고작 그런 걸로 나를 뭐, 얌전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봐~? 말하지 않은 거라, 뭐 있기야 하지만··· 전부 '겉치레'일 뿐인데, 괜찮겠어~?..

리즈키야호~! 간수님♡ 내가 왔어~! 내가 또 왔다구♡에스···벌써 피곤하군. 일단 어서와라 요코미야. 그동안 잘 지냈나? 리즈키뭐어~ 나름대로~? 뿅망치도 실컷 두들겼고, 재미있었어~! 감옥이란 거, 의외로 그렇게 나쁘기만 한 곳은 아니구나~?에스굉장히 잘 지낸 거 같아 보이는군. 나쁠 건 없다만. 요코미야. 넌 1심에서 용서받았다. 소감 있나? 심경의 변화라던가 말이다. 리즈키글쎄~! 솔직히 난 용서할 만 하지 않았나? 간수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날 용서해준 걸테고~! 예상했던 결과라 딱히 엄청 큰 심경의 변화는 없어♡ 에스용서받은 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게 웃기군.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결과라는 건 좀 알아두도록 해라. 그럼 저번에 말해주기로 했던 거 말이다. 말할 생각 있나?리즈키음~ 저번에 ..

리즈키(두리번거리며 심문실로 들어온다.) 안녕 간수님~! 오호~. 심문실, 제법 신기하게 생겼네~?에스(고개 까딱.) ···그런가? 뭐 그건 됐다. 죄수번호 1번 요코미야 리즈키, 심문을 시작하지. 이름이라든가, 나이라든가 자기소개 먼저 하도록.리즈키아하하~. 좋아, 나는 요코미야 리즈키! 궁전 옆에 이로운 달이라는 뜻의 이름이야♡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아 간수님~? 후후, 나이는 19살이고 생일은 3월에 있어! 보시다시피 여성입니다~! 자자, 자기소개 끝~. (손뼉을 친다.)에스···당황스러울 정도로 굉장히 자세하군. 자기소개는 됐고. 요즘 감옥에서의 생활은 어떤가?리즈키그런가~? (우쭐!) 그렇게 길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야 뭐, 귀여운 여대생의 자기 어필이라 생각해 줘 간수님♡ 생활이라면~..